Poem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 사람에게 - 신동엽 아름다운 하늘 밑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쓸쓸한 세상 세월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다시는 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무덤 속 누워 추억하자, 호젓한 산골길서 마주친 그날, 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던가, 하고 더보기 새벽에 용서를 - 김재진 그대에게 보낸 말들이 그대를 다치게 했음을 그대에게 보낸 침묵이 서로를 문닫게 했음을 내 안에 숨죽인 그 힘든 세월이 한 번도 그대를 어루만지지 못했음을 더보기 만전춘별사 얼음 위에 댓잎 자리 만들어 님과 내가 얼어 죽을 망정 얼음 위에 댓잎 자리 만들어 님과 내가 얼어 죽을 망정 정 나눈 오늘 밤 더디 새시라 더디 새시라 뒤척 뒤척 외로운 침상에 어찌 잠이 오리오 서창을 열어보니 복사꽃 피었도다 복사꽃은 시름 없이 봄바람 비웃네 봄바람 비웃네 넋이라도 님과 함께 지내는 모습 그리더니 넋이라도 님과 함께 지내는 모습 그리더니 우기시던 이 누구입니까 누구입니까 오리야 오리야 어린 비오리야 여울일랑 어디 두고 못(沼)에 자러 오느냐 못이 얼면 여울도 좋거니 여울도 좋거니 남산에 자리 보아 옥산을 베고 누워 금수산 이불 안에 사향 각시를 안고 누워 약 든 가슴을 맞추옵시다 맞추옵시다 아! 님이여 평생토록 여읠 줄 모르고 지냅시다 더보기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듭니다 - 함민복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빗소리가 귓가에 들리던 날 잠가놓은 심장 안으로 당신이 다가섰습니다 빗속으로 당신을 보내고 싶었지만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걸 어찌 하나요 빗방울 소리 흘러 내리던 밤 가슴은 개천되어 당신의 마음이 흘러들었습니다 어둠 속으로 당신의 마음을 떠나보내고 싶었지만 떠나지 않고 자꾸만 자꾸만 내 옆을 서성거리고 그래서......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힘들게 잠이 들었습니다. 당신은 내가 잠든 사이에 꿈 속에라도 다녀는 가셨나요? 당신생각에 켜 둔 촛불이 여름 바람에 흔들리곤 합니다. 오늘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 것 같습니다. 더보기 사신 - 임영조 밤이 내린다 보이는 것 다 지우고 들리는 것 다 막아서 저마다 홀로 되어 쓸쓸한 밤이 내린다 애인이여 아직도 잠 못드는 애인이여 이 두려운 어둠 모두 휘저어 블랙커피 마시는 나눠 마시고 오늘밤 나와 함께 죽을래 더보기 경계 - 박노해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말것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것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 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리지 말것 더보기 아득한 한 뼘 - 권대웅 멀리서 당신이 보고 있는 달과 내가 바라보고 있는 달이 같으니 우리는 한 동네이지요 이곳 속 저 꽃 은하수를 건너가는 달팽이처럼 달을 향해 내가 가고 당신이 오고 있는 것이지요 이 생 너머 저 생 아득한 한 뼘이지요 그리움은 오래 되면 부푸는 것이어서 먼 기억일수록 더 환해지고 바라보는 만큼 가까워지는 것이지요 꿈속에서 꿈을 꾸고 또 꿈을 꾸는 것처럼 달 속에 달이 뜨고 또 떠서 우리는 몇 생을 돌다가 어느 봄밤 다시 만날까요 더보기 겨울메모 - 황인찬 책상을 가운데 두고 너와 마주 앉아있던 어느 겨울의 기억 학교 난방 시설이 온통 고장 나는 바람에 입을 열면 하얀 김이 허공으로 흩어지던 저녁의 교실 네가 숨을 쉴 때마다 그것이 퍼져나가는 모양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예뻤다는 생각 뭐 보느냐고 네가 묻자 나는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를 몰라, 너 라고 대답하고 말았던 그날 더보기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