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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정채봉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더보기
사랑 - 이산하 망치가 못을 친다 못도 똑같은 힘으로 망치를 친다 나는 벽을 치며 통곡한다 더보기
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개나리꽃이 피면 개나리꽃 피는 대로 살구꽃이 피면 살구꽃이 피는 대로 비 오면 비 오는대로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손 잡고 싶어요 다 당신입니다 더보기
사랑의 이율배반 - 이정하 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 떠나는 사람은 아무 때나 다시 돌아오면 그만이겠지만 ​남아있는 사람은 무언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가 ​ 기약도 없이 떠나려면 손을 흔들지 마라 ​ 더보기
향기 - 김용택 길을 걷다가 문득 그대 향기 스칩니다 뒤를 돌아봅니다 꽃도 그대도 없습니다 혼자 웃습니다 더보기
소풍 - 이수명 풀밭 위에서 식사를 했다 바구니를 열고 샌드위치를 먹었다 바구니는 금방 비었다 풀밭 위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기타를 떨어뜨렸다 풀들이 이리저리 쓸려 기타를 찾을 수 없었다 기타 없이 노래를 계속했다 풀들이 자라 노래를 덮었다 풀들이 자라 노래 위를 떠도는 입술을 덮었다 더보기
펜은 심장의 지진계 - 김승일 너는 마음에 들어 했지. 문학을 전공했던 수학 과외 선생을. 듣는 자세를. 그런데 너는 이제 경멸하잖아? 한때 문학을 전공했던 수학 과외 선생을. 지난 오 년 동안. 흔들의자처럼 나는 끄덕였다. 너의 나이, 너의 일기, 너의 습작품. 수학은 하나도 안 가르치고. 너의 집을 나선 날. 11월의 첫눈 속에서. 나는 나를 진정시키려 했지. 문학을 알아! 나는 문학을 포기했는데. 너랑 친해질 만큼은 문학을 알고. 버스 정류장까지 뛰어서 갔다. 문학을 알아! 담배를 빨다가 기침을 했다. 나는 문학을 알아! 온도계를 좋아해서 물을 끓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끓였다. 눈금이 새겨진 막대 속에서 수은주는 부드럽게 솟아오르지. 맨 위에 쓰여 있는 눈금을 향해. 수은주는 아름답다. 지루하지만. 불을 껐다. 온도계가 .. 더보기
꿈 - 황인숙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