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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그것이 사랑임을 - 이희자 딱 한 번 때묻지 않은 앞으로의 생애까지 담보로 줄 수 있으리 시린 손 마주 잡으면 내 안의 그대, 눈물로 솟구쳐 방울방울 이슬 반짝이는 고여 있는 물처럼 잔잔하기도 더러 출렁이기도 하다가 소리 없이 기화되어 사라지는 그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많은 날을 서성이며 당신 이름으로 잠이 들고 쓸쓸히 맞는 아침, 아무도 보내지 않았으나 나는 그대를 돌아서고 혼자 걷는 노을 속에 흐르는 강물 소리 들으며 아, 나는 알았습니다 조약돌 품고 수초 보듬어 키우는 유유히 흐르는 물 같은, 흘러가는 그것이 사랑임을 더보기
그러면 - 김용택 바람 부는 나무 아래 서서 오래오래 나무를 올려다봅니다 반짝이는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 그러면 당신은 언제나 오나요? 더보기
너를 보면 눈물이 난다, 박상철 이별보다 더 큰 슬픔은 이별을 예감하는 순간이다 너의 부재보다 더 큰 슬픔은 서로 마주보고 있어도 너의 마음은 더이상 여기 있지 않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같이 있으면서도 늘 내것이지 못했던 사람아 너를 보면 눈물이 난다 더보기
마음 한철 - 박준 미인은 통영에 가자마자 새로 머리를 했다 귀밑을 타고 내려온 머리가 미인의 입술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동백을 보았고 미인은 처음 동백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서 한 일 년 살다 갈까?” 절벽에서 바다를 보던 미인의 말을 나는 “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래” 하는 싱거울 말로 받아냈다 불어오는 바람이 미인의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통영의 절벽은 산의 영정(影幀)과 많이 닮아 있었다 미인이 절벽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가며 내 손을 꼭 잡았고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미인의 손을 꼭 잡았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더보기
당신의 눈물 - 김혜선 당신이 나를 스쳐보던 그 시선 그 시선이 멈추었던 그 순간 거기 나 영원히 있고 싶어 물끄러미 물 꾸러미 당신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것인 물 한 꾸러미 그 속에서 헤엄치고 싶어 잠들면 내 가슴을 헤적이던 물의 나라 그곳으로 잠겨서 가고 싶어 당신 시선의 줄에 매달려 가는 조그만 어항이고 싶어 더보기
너 외롭구나 中 - 김형태 깊이, 앓으십시오, 앓음답도록 아름답도록 더보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 이정하 새를 사랑한다는 말은 새장을 마련해 그 새를 붙들어 놓겠다는 뜻이 아니다 하늘 높이 훨훨 날려 보내겠다는 뜻이다. 더보기
정체 - 원태연 혼자서는 움직일수 없는 나 그렇다면 너는 바람이였을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