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oem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듭니다 - 함민복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빗소리가

귓가에 들리던 날

잠가놓은 심장 안으로

당신이 다가섰습니다

 

빗속으로

당신을 보내고 싶었지만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걸

어찌 하나요

 

빗방울 소리 흘러 내리던 밤

가슴은 개천되어

당신의 마음이

흘러들었습니다

 

어둠 속으로

당신의 마음을

떠나보내고 싶었지만

 

떠나지 않고

자꾸만 자꾸만

내 옆을 서성거리고

 

그래서......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힘들게 잠이 들었습니다.

 

당신은

내가 잠든 사이에

꿈 속에라도

다녀는 가셨나요?

 

당신생각에

켜 둔 촛불이

여름 바람에 흔들리곤 합니다.

 

오늘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 것 같습니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에 용서를 - 김재진  (0) 2014.06.12
만전춘별사  (0) 2014.06.07
사신 - 임영조  (0) 2014.06.07
경계 - 박노해  (0) 2014.06.07
아득한 한 뼘 - 권대웅  (0) 201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