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기 전에 어서 옷을 입어. 어서.
옷을 덮고 잠이 들면 다시는 일어날 수가 없어진다.
옷 위에 하나의 이야기가
그 위에 또 다른 이야기가 낮게
점점 더 낮게 무너져 내려서
나의 진실에 대해서는 몇 대목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삼차원에 합류하기 위해 기울인 눈물겨운 노력들이
전부 쓸모없어지게 된다.
셀 수 있는 손가락만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중복되는 손가락으로는 희망을 걸 수 없어서
나는
그리고 너는
춥게 된다.
음수를 상상하지도 못하면서
영보다 작아지게 된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형 - 임솔아 (0) | 2020.11.22 |
---|---|
아름다움 - 임솔아 (0) | 2020.11.22 |
비 - 김혜숙 (0) | 2020.11.22 |
붉은 가위 여자 - 김혜순 (0) | 2020.11.22 |
밀 어 - 강계순 (0) | 2020.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