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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블루의 소름 끼치는 역류 - 김혜순

 

 

 

 

 

 

수영장, 눈물 속을 헤엄치는 것 같다. 온몸으로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몸을 공기중으로 솟구칠 때마다 몸이 녹아내린다. 이럴 때가 있다. 눈물이 안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느닷없이 밖에서 쳐들어올 때가 있다.

 

바람 속, 내가 바람 공중에 솟구쳐오를 때마다 몸이 바람에게 몸 내어준다. 미루나무가 바람에게 몸 내어주듯, 나는 원래 바람이었나.

 

다시 수영장, 그의 눈이 터진다. 나를 바라보던 날마다의 눈동자들이 터져 흐른다. 나는 터져버린 시선의 홍수 속에 물안경을 고쳐 쓰고 첨벙 뛰어든다.

 

어항 속, 그들이 어항 속에서 껴안고 있다. 유리 속에서 뺨이 짓뭉개진다. 팔을 뻗칠 수 없으리라. 내 시선이 점점 그들을 좁혀 들어간다. 시선이 어항을 옥죈다. 그들은 눈조차 뜰 수 없다. 판유리가 껴안은 그들을 내리누르는 듯. 이미 죽은 내가 유리를 들고, 한없이 두 팔에 힘을 쏟으며. 이것 봐라 판유리만큼 커진 내 눈동자를.

  

 질투하는 사람으로서의 나는 네 번 괴로워하는 셈이다. 질투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질투한다는 사실에 자신을 비난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내 질투가 그 사람을 아프게 할까봐 괴로워하며, 통속적인 것에 노예가 된 자신에 대해 괴로워한다. 나는 자신이 배타적인, 공격적인, 미치광이같은, 상투적인 사람이라는 데 대해 괴로워하는 것이다.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또다시 수영장, 내 가슴속 저 밑바닥에 비 오는지 그 속에 사는 고기가 꿈틀한다. 밖의 고기떼들이 안의 고기를 따라 전속력으로 움직인다. 전속력으로 달리던 자동차가 한 대, 빗길에 빙그르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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