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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오해 - 이장욱

 

 

 

 

 

나는 오해될 것이다. 너에게도
 바람에게도
 달력에게도.

나는 오해될 것이다. 아침 식탁에서
 신호등 앞에서
 기나긴 터널을 뚫고 지금 막
 지상으로 나온
 전철 안에서
 결국 나는
 나를 비껴갈 것이다.

갑자기 쏟아지는 햇빛이
 내 생각을 휘감아
 반대편 창문으로 몰려가는데
 내 생각 안에 있던 너와
 바람과
 용의자와
 국제면 하단의 보트 피플들이
 강물 위에 점점이 빛나는데,

너와 바람과 햇빛이 잡지 못한 나는
 오전 여덟 시 순환선의 속도 안에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고정되는 중.
일생을 오해받는 자들
 고개를 기울인 채
 다른 세상을 떠돌고 있다.

누군가 내 짧은 꿈속에
 가볍게
 손을 집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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