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해될 것이다. 너에게도
바람에게도
달력에게도.
나는 오해될 것이다. 아침 식탁에서
신호등 앞에서
기나긴 터널을 뚫고 지금 막
지상으로 나온
전철 안에서
결국 나는
나를 비껴갈 것이다.
갑자기 쏟아지는 햇빛이
내 생각을 휘감아
반대편 창문으로 몰려가는데
내 생각 안에 있던 너와
바람과
용의자와
국제면 하단의 보트 피플들이
강물 위에 점점이 빛나는데,
너와 바람과 햇빛이 잡지 못한 나는
오전 여덟 시 순환선의 속도 안에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고정되는 중.
일생을 오해받는 자들
고개를 기울인 채
다른 세상을 떠돌고 있다.
누군가 내 짧은 꿈속에
가볍게
손을 집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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