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형식이 모든 내용을 결정할 때가 있어
그러니까 오늘의 대설주의보.
어제 위로 눈이 내리고
작별도 없이, 팔이 떠나네
가장 섬세한 머리카락을 뽑아
우리는 서로를 관통한다
나 대신 웃는 사람
너에게 가 묻고 싶어
흔적과 얼룩에 대해
흔적과 얼룩이 되어
무슨 말을 더 부려
네 바쁜 걸음을 내려놓고
밤의 현 위를 헤매이게 할 수 있겠니
너는 웃고
나는 쏟아져
하나의 음표가
순식간에 모든 악보를 지운다
꽃을 토하고, 이제 돌아와
백 개의 눈송이를 손에 쥐고
우리가 나눈 길고 아름다운 오늘이
좀 더 투명한 쪽으로 기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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