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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사투리 - 박목월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나는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오디가 샛까만

뽕나무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섶에 피는

이슬마꽃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꽃이기보다

내 고장의 그 사투리라 싶었다.

 

참말로

경상도 사투리에는

약간 풀냄새가 난다.

약간 이슬냄새가 난다.

그리고 입안에 마르는

황토흙 타는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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