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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나 떠난 후에도 - 문정희

 

 

 

 

 

 

나 떠난 후에도 저 술들은 남아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겠지

 

 

나 떠난 후에도 사람들은

술에 취해

몸은 땅에 가장 가까이 닿고

마음은 하늘에 가장 가까이 닿아

허공 속을 몽롱하게 출렁이겠지

 

 

혀끝에 타오르는 불로

아무렇게나 사랑을 고백하고

술 깨고 난 후의 쓸쓸함으로

시를 쓰겠지,

 

 

나 떠난 후에도

꿀 같은 죄와 악마들은 남아

거리를 비틀거리며

오늘 나처럼 슬프게 돌아다니겠지

누군가 또 떠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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