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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어떤 사랑 - 정호승

 

 

 

 

내가 너를 사랑했을 때
너는 이미 숨져 있었고

네가 나를 사랑했을 때
나는 이미 숨져 있었다


너의 일생이 단 한번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라면

나는 언제나
네 푸른 목숨의 하늘이 되고 싶었고

너의 삶이 촛불이라면
나는 너의 붉은 초가 되고 싶었다

너와 나의 짧은 사랑
짧은 노래 사이로
마침내 죽음이
삶의 모습으로 죽을 때

나는 이미 너의 죽음이 되어 있었고
너는 이미 나의 죽음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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