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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모를 일 - 천양희

 

 

 

 

 

 

탁상시계는 무슨 일로

탁상공론하듯 재잘거리는지

모를 일이다

허수아비는 무슨 수로

허수의 아비가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허허벌판은 무엇으로 허심탄회하게 넓이를 보여주는지

모를 일이다

무심한 하늘은 무엇 때문에

무심코 땅을 내려다보는지

모를 일이다

인생은 무슨 이유로

환상은 짧고 환멸은 긴지

모를 일이다

 

무슨 일이든 무슨 수로든 무엇으로든 무엇 때문이든 무슨 이유든

그 무엇도 모를 일

 

세상이 광목이라면

있는 대로 부욱 찢어버리고 싶은지

정말로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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