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을 나눈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아주 밝거나 아주 어두운 대기에 둘러싸인 채,
우리가 사랑을 나눌 때,
달빛을 받아 은회색으로 반짝이는 네 귀에 대고 나는 속삭인다
너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너는 지금 무슨 생각에 빠져 있는가
사랑해, 나는 너에게 연달아 세 번 고백할 수도 있다
깔깔깔 , 그때 웃음소리들은 낙석처럼 너의 표정으로부터 굴러떨어질 수도 있다
방금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 미풍 한 줄기,
잠시후 그것은 네 얼굴을 전혀 다른 손길로 쓰다듬을 수도 있다
우리는 만났다 , 여러 번 만났다
우리는 그보다 더 여러 번 사랑을 나눴다
지극히 평범한 감정과 초라한 욕망으로 이루어진 사랑을,
나는 안다, 우리가 새를 키웠다면,
우리는 그 새를 우울한 기분으로
오늘 저녁의 창밖으로 날려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함께 웃었을 것이다
깔깔갈, 그런 이상한 상상을 하면서 우리는 사랑을 나눈다
우리는 사랑을 나눌 때 서로의 영혼을 동그란 돌처럼 가지고 논다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사랑이 끝나면 너의 손은 흠뻑 젖을 것이다
방금 태어나 한줌의 영혼도 깃들지 않은 아기의 살결처럼
나는 너의 손을 움켜잡는다,나는 느낀다
너의 손이 내 손 안에서 조금씩 야위어가는 것을
마치 우리가 키우지 않았던 그 자그마한 새처럼,
너는 날아갈 것이다
날아가지 마
너는 날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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