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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그냥 - 정다혜

 

 

그냥이라는 말보다

짠한 말 있을까

오랜만에 걸려온 전화 속 그 사람

보고 싶다는 마음 감추고

그냥 이라고 한다, 그냥

햇솜처럼 가볍게 들리는 말, 그냥

나도 젖어오는 눈물 감추고

깔깔대며 웃어 대다가

정말 그냥 이라며

잘 지내라는 작별 인사에

독한 슬픔이 가시처럼 목에 걸린다

그냥, 오래도록 그대 마음 휘돌아 나와

이리 간절히

가슴 저리게 하는 말인 것을

그냥, 강물처럼 깊고 아득히 흘러드는 말인 것을

끊어진 전화 저편의 그대

빈집처럼 쓸쓸하리라

그래,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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