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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물에게 길을 묻다 4 ― 집착한다는 것 - 천양희

 

세상의 감정 중에 집착이 가장 무섭다고 누가 말했지요

그래서 나는 무슨 일이든 집착하지 않기로 했지요

날마다 욕심 버리면서 무심하게 살았지요

무심하게 사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욕심은 갈수록 줄어들지 않고

집착은 집요하게 매달렸지요

누가 경쟁 속에 뛰어들기라도 하면

여파는 나에게까지 미쳤지요

그때 나는 사는 일이 죽는 일보다 어렵다는 말을 생각했지요

새면서 날지 못하는 거위를 떠올리기도 했지요

그러다 문득 길가의 잡초들을 언뜻 보았지요

바람에 휩쓸리고 추위에 웅크리고 있었지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집착을 버리면서 사는 일이었지요

그제야 사람이 무서운 건 마음이 있기 때문이란 걸 겨우 알았지요

집착할수록 삶은 더 굽이쳤지요

오늘도 나는 감정 속에서 허우적거리지요

중심을 잡고 싶어 잡아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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